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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의학과

과민성 방광

비뇨의학과는 남성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진료실을 찾는 많은 수의 환자들은 여성분들입니다.
비뇨의학과가 남성 수술을 강조하면서 배뇨계통의 장애 혹은 이상증상을 진료하는 과에서 남성의학과로의 인식이 생겨버렸습니다.
하지만, 남성의학은 비뇨의학과의 많은 진료과목 중 하나이며, 비뇨의학과는 진료과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비뇨기 및 생식기 계통에 생긴 문제를 다룹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여성환자분들은 빈뇨, 급박뇨, 요실금, 야간뇨,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십니다.
그 중 하부요로계증상으로 분류되는 빈뇨는 환자가 배뇨를 자주한다고 호소하는 증상으로, 여성분들이 비뇨의학과를 찾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여성환자 빈뇨의 경우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배출 욕구가 일어나 참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야하는 증상인 절박뇨 증상과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여 실제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았을 때, 소변량이 적은 경우가 많고 급하게 화장실을 갔지만 실제로는 소변을 보지 못하는 증상이
동반되거나, 화장실에 도착해서 속옷을 내리기전 소변이 새어버리는 실금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명백하게 원인 질환(예를 들어 방광결석 혹은 요로감염)이 동반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요절박을 위주로 하는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경우 이를
“과민성 방광”이라고 부릅니다.

용어의 정리
  • 과민성 방광
  • 과민성 방광이란 앞서 설명드린바와 같이 ‘요로감염이나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로, 절박성 요실금을 동반하거나
    하지 않는 요절박을 말하며, 주간빈뇨나 야간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상태’로 정의합니다.
  • 주간빈뇨
  • 주간빈뇨는 낮 시간 동안 배뇨를 자주 한다고 환자가 호소하는 것이며,
    이는 낮 시간동안 8회 이상 배뇨를 할 때 이상이 있다고 간주합니다.
  • 야간뇨
  • 야간뇨는 밤에 배뇨를 위해 화장실에 가려고 1회 이상 잠에서 깨는 것을 말하며
    65세 이상에는1회 이하의 야간뇨는 정상으로 간주합니다.
  • 요절박
  • 요절박은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갑자기 생겨 참지 못하고 바로 화장실에 가야하는 것을 말합니다.
  • 절박성 요실금
  • 절박성 요실금은 요절박으로 인해 화장실로 급히 이동하는 도중 소변이 새어나오는 요실금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민성 방광의 증상

방광은 신장에서 생성된 소변을 저장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방광에서 이 저장기능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방광의 조절을 간략히 살펴보면 방광에 소변이 저장되는 시기인 ‘저장기’에 방광은 충분한 이완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평균 성인의 방광용적은 400~450cc 정도이며, 200~250cc가 채워졌을 때, 소변이 마려운 느낌인 ‘요의’를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과민성 방광 환자는 이러한 방광의 저장기 기능이 손상되어 있으며, 이로인해 100cc 혹은 그 미만의 경우에서 요의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과민성 방광의 진단

과민성 방광은 환자의 병력청취가 가장 중요합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기반으로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병력을 확인하여, 과거와 현재의 하부요로증상, 빈뇨, 요절박, 야간뇨, 요실금 등과 같은 저장증상의 유무나 정도를 파악하게 됩니다.

앞서 과민성 방광의 정의에서 확인되었듯 저장증상을 악화시키는 다른 요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수행하게 됩니다. 여성환자의 경우 항문과 요도의 위치가 가까운 해부학적 원인으로 인해서 남성에 비해 요로감염의 빈도가 높습니다. 이전에 증상이 없었지만, 최근 갑작스러운 증상의 악화를 보였다면,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이는 소변검사를 통해 확인하게 되며, 원인 균주 동정을 위한 소변 배양검사의 경우 결과 확정까지 통상 1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영상의학검사(X-ray, CT)를 통해 방광 결석, 방광 종양 등 물리적으로 방광용적이 줄어들거나, 방광 자극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3이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당뇨 또한 다뇨, 빈뇨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혈당, 뇨당을 확인하게 됩니다.

요류검사(Uroflowmetry)의 경우 하부요로의 폐색, 방광의 기능적 수축 저하등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어 적극 권장됩니다. 일반적으로 잔뇨량이 기능적 방광용적의 40%이상을 차지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배뇨곤란을 가지고 있을 위험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과민성 방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배뇨 후 잔뇨량이 증가한 경우에는 배뇨근 저활동성 등과 같은 다른 배뇨 관련 이상에 대해 추가적인 검사 및 처치가 요구됩니다.

과민성 방광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검사 두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는 과민성 방광 증상 점수표(OABSS, Overacitve bladder symptom score)입니다. 이 설문지는 총 4개의 항목으로 구성되며 각 항목에 점수를 체크하여 총점을 계산하게 됩니다.

위 설문지 중 질문 3.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참기 힘들었던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점수가 2점이상이면서 전체 질문지의 총점이 3점 이상인 경우를 진단요건으로 합니다. 총점이 5점 이하인 경우는 경중, 6~11점을 중등증, 12점 이상일 경우를 중증으로 합니다.

두번째로는 배뇨일지(voiding diary) 입니다. 배뇨일지는 배뇨량과 배뇨시간을 환자가 직접 기록하여 제출하는 것으로, 굉장히 불편하고 환자의 수고를 필요로 하는 검사이지만, 상당히 많은 정보를 비뇨의학과 의사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히 작성해야 합니다.

배뇨일지는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과민성 방광 환자에게는 기본 형식에 더하여 요절박의 정도와 실금유무를 확인하는 부분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배뇨일지는 배뇨횟수, 수분섭취량, 배뇨량, 기능적 방광용적 등을 알수있고, 과민성 방광의 증상 중 주간빈뇨와 야간뇨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을 비롯한 여러 비뇨기계 질환에 중요한 검사입니다.

통상적으로 배뇨일지는 3일에 걸쳐 작성하게 되는데, 3일간 작성된 배뇨일지는 7일간 배뇨일지와 비슷한 신뢰도를 가지면서 환자의 순응도가 높아 일반적으로 사용됩니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

과민성 방광의 치료는 크게 행동치료,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간단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행동치료 도중 환자의 증상완화 및 치료 순응도를 교정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약물 치료의 편리함을 생각하고 행동교정을 동시에 시행하지 않기때문에 치료 효과가 반감되고 있습니다. 과민성 방광의 경우 주된 치료는 행동교정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뇨의학과 의사와 함께 증상개선을 위한 치료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적극적인 행동치료와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호전이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술적 치료는 마취를 요하고, 그 효과가 영구적일수 없기때문에 이에 대한 환자분들의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아래에서 항목별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01. 행동치료

a 생활습관 개선

요절박 증상 감소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개선 방법으로는 우선 과다한 수분섭취 제한, 카페인 및 알콜 섭취의 자제, 금연, 체중조절, 적절한 운동, 외출 전과 취침전 배뇨, 만성 변비의 개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과다한 수분섭취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체내의 수분량 과다는 소변생성을 촉진하게되고, 이로 인해 배뇨를 위해 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하루 소변량을 기준으로 2~2.5L 정도가 적당하며, 이에 따라 본인에게 적절한 수분 섭취량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와 알콜 같은 음료의 섭취는 체내 이뇨작용을 활성화 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b 방광훈련

환자분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급박뇨와 요실금이 동반된 상황에서 소변을 억지로 참아야하는 이 훈련은 순응도가 낮습니다. 하지만 방광훈련은 잘못된 배뇨습관을 교정하고 요자제 능력을 점차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행동치료 방법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훈련은 배뇨일지와 병행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배뇨일지는 소변을 본 시간과 소변량을 기록하는 기록지로, 환자분 본인의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알아보겠습니다. 훈련방법은 초기 배뇨간격을 현재 배뇨습과에서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15~30분 정도씩 늘려나가면서 장기적으로는 3시간 정도의 배뇨간격을 실현하는데 목표를 둡니다. 초기에는 15분 가량을 참는 것도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점차 적응해서 방광을 훈련하다보면 이는 실현불가능한 목표는 아닙니다. 환자분들의 불편감을 해소하고 방광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때 사용되는 약물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c 배뇨환경개선

이 항목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시간제 배뇨유도, 패턴배뇨 유도 입니다. 시간제 배뇨 유도는 이름 그대로 시간에 맞춰 배뇨를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환자가 요절박을 경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인한 뒤, 그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배뇨를 유도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3시간마다 요절박을 경험한다면,
2시간마다 배뇨를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패턴배뇨란 기존의 3일간 배뇨일지 작성이 아닌, 비교적 긴 시간이 1주간 배뇨일지를 작성한 뒤 요절박이 발생하는 특정한 상황이나 시간의 패턴이 일치한다면, 그 시간을 파악하여 미리 배뇨를 하도록 하거나, 특정 장소나 상황에서 요절박을 느낀다면 미리 배뇨를 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 안내하는 것입니다.

d 골반저근 운동

골반저근(pelvic floor muscle)은 골반강내에서 비뇨기계 장기를 지지하는 근육입니다. 회음부와 사타구니 부위 안쪽에 위치한 근육으로, 의도적인 수축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적절한 교육하에 골반하부에 위치한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거나, 시각자료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방법, 전기자극치료, 체외 자기장치료 등 기구를 사용하여 진행하게 됩니다. 적절한 교육을 통해 근육의 수축방법을 체험하게되면, 이후 반복적인 자극을 통해 골반저근의 강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황에서 꾸준히 운동을 시행하게 되면, 요도조임근의 수축력도 향상되어 전반적인 요실금 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운동방법은 케겔운동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배에 힘을 빼고 회음부를 위로 당겨 올린다는 기분으로 골반근육을 수축시키도록 합니다. 아래 그림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02. 약물치료

a 항무스카린제

소변을 저장하는 저장기에 불수의적 배뇨근 수축을 억제하고, 요로상피 감각신경을 안정시켜 요절박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에서 배뇨근 수축력이 약한 경우에는 잔뇨량이 증가하거나, 소변이 배출되지 않는 요폐 발생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무스카린제는 분명 굉장한 효과가 있는 약물입니다. 하지만, 약물의 작용기전에 따른 부작용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입마름, 변비, 시야흐림, 졸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부정맥이 있거나, 협우각녹내장, 소화기의 폐색성 질환, 중증 근무력증 환자의 경우 사용을 금해야 합니다. 본원에서 사용중이 대표적인 항무스카린제로는 토비애즈(fesosterodine), 베시케어(solifencin), 유리토스(imidafenacin)이 있습니다.

b 베타-3 작용제제

베타-3 교감신경은 방광 체부에 분포하여 방광 이완에 관여합니다. 그러므로 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면 기능적 방광용적이 증가하고, 소변 저장기 불수의적 배뇨근 수축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근거로 현재는 미라베그론이라는 물질을 과민성 방광증상을 해결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약물은 항무스카린제와 비슷하게 빈뇨, 요절박, 절박성 요실금 감소 효과를 보이면서도 입마름, 변비 등의 부작용이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단독요법으로 1차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약물 단독으로 효과가 부족할 시 항무스카린제를 병용투여하면, 조금 더 심각한 과민성 방광의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약물은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부정맥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본원에서 사용중인 약물로는 베타미가(mirabegron), 미라벡(mirabegron)이 있습니다.

03. 침습적 치료

일반적으로 3~6개월 이상의 행동요법과 약물치료 시행 후에도 증상의 개선이 없거나 미약할 경우, 치료 효과는 있으나 부작용으로 지속적인 약물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침습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요역동학검사(Urodynamic study)를 시행하는 것이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a 방광 보톨리누스독소 주입술

이 독소는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을 차단하여 근수축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이 약물은 과민성 방광환자에서도 사용됩니다. 방광내시경을 통해 방광의 12곳 이상에 독소를 주입하게 되는데 시간 경과에 따라서 효과가 감소하게 되므로, 6~9개월에 한번씩 반복적인 주사가 필요합니다. 이 치료법의 부작용으로는 배뇨근의 수축을 억제하기 때문에 소변정체, 혈뇨, 주사부위 통증, 요로감염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시술 후 소변정체는 6%정도에서 발생하게되며, 이 경우에는 간헐적 자가도뇨요법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술 전 환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b 천수신경조정술

현재는 많이 시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천골부위 척수신경인 천수에 지속적인 신경자극이 가능한 조절장치를 이식하고 이를 미세 조절하여 비정상적인
배뇨반사를 줄이는 치료방법이며, 대략 50~60% 정도에서 효과를 보입니다. 시술 부작용으로는 삽입부위의 통증, 전극의 이동, 감염등이 있습니다.

c 개복수술

주로 신경인성으로 증상이 발생하거나 원인불명의 과민성 방광에서 요절박이나, 빈뇨, 절박성 요실금이 심한 경우 혹은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소장을 이용하여 방광을 확대하는 방광확대 성형술이나, 배뇨근 절제술 등의 시술이 드물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 수술 시 드물게 출혈, 감염, 혈전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과민성 방광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급박뇨로 대표되는 과민성 방광은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감을 주고, 이동거리를 제한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삶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오래전부터 그랬으니 나이들어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치료를 미루고 참고지내시다가 주변의 권유로 비뇨의학과를 방문하시게 됩니다. 약물의 발달로 간단한 검사와 투약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늦추지 마시고, 비뇨의학과 의사와 상의하시어 삶의 질을 높여나가시기 바랍니다.